관
2021.11.08.
2019. 05. 01. @cms_zzz 그 집에는 창문이 없다. 눈을 떴다. 천장이 보였다. 발끝부터 눈꺼풀 위까지 죄 낯선 감각이었다. 비이상적인 소체에 들어찬 듯한 느낌이 들었다. 제법 오랜 시간 잠들었던 모양이다. 팔을 짚고 몸을 바로 세우자 온몸의 관절에서 모래가 쏟아지는 것 같았다. 가만히 고개를 숙인 채 체내의 중심을 바로잡았다. 남푸른 머리카락 아래로 연한 청은색 톤의 머리카락이 몇 갈래 흘러내렸다. 막 일어난 자리를 돌아보았다. 평범한 침대였다. 방 안을 둘러보았다. 몹시 단순한 구조의 테이블, 의자, 수십 종류의 디퓨저와 향료가 차가운 유리병에 담겨 전시된 창, 조금 더 낮은 목제 협탁, 장식처럼 고정된 두어 개의 파이프 담배. 채도가 낮은 옅은 분홍색 투톤의 눈동자가 그 모든 것을 차..